[판결문] Supreme Court Decision on Samsung and Ap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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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Hit 6,508회 작성일Date 17-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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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연방대법원은 지난 2016년 12월6일 판결을 통해서 삼성이 애플의 디자인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3억9천9백만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하는 판결을 파기하고 원심법원인 미국연방특허법원 (Court of Appeals for the Federal Circuit)으로 환송했다. 거슬러 올라가보면, 2012년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방법원의 배심원은 삼성이 애플의 제품외관(trade dress)을 모방하고 디자인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하면서 10억5천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하는 평결을 내렸고,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방법원은 상당한 오류 수정을 거쳐서 2014년 디자인특허 침해를 이유로 한 3억9천9백만달러의 배상금을 포함한 평결을 토대로 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한 삼성의 항소에 대해서, 2015년 미국연방특허법원은 디자인특허의 침해 및 그로 인한 배상액에 관한 배심원평결에 아무런 법률적 오류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미국연방대법원은 연방특허법원이 디자인특허의 침해로 인한 배상액에 관한 미국연방특허법의 해석을 잘못한 오류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연방특허법원의 판결을 파기환송한 것이다.
애플은 “둥근모서리 사각형 디자인(a rectangular shape with rounded corners)”, “검은색 화면위의 아이콘 배열 디자인(a grid of icons on the black screen)” 등에 관한 디자인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었고,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방법원의 배심원들은 애플이 주장한 디자인특허 3건의 침해를 모두 인정하면서 그러한 디자인특허권을 침해한 휴대폰의 판매로 삼성이 얻은 이익액 3억9천9백만달러를 모두 손해액으로 인정한 평결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수만 건의 기술특허와 디자인특허의 보호를 받는 수많은 부품으로 구성된 휴대폰과 같은 첨단 산업제품들에서 소수의 몇 건 디자인이 그 제품에 대한 소비자 구입의 결정적 동기가 된다고 보기 어려운데, 침해제품의 판매수익 전체를 손해액으로 산정한 것은 불합리하다고 하는 지적이 많이 제기되었다.
법해석론상 논란의 핵심에 있는 것은 디자인특허권을 침해한 자가 얻은 이익 총액을 손해액으로 본다고 하는 미국연방특허법규정(35 U.S.C. §289)의 해석을 둘러싼 것이다. 연방특허항소법원은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 최종제품(end product) 즉 휴대폰이 미국연방특허법상 디자인특허권의 침해로 인한 손해액 산정의 기초가 되는 제품(article of manufacture)에 해당된다고 보고 삼성이 침해제품으로 얻은 이익 전체를 손해액으로 산정한 지방법원 판결이 옳다고 해석한 것이다. 그러나, 삼성은 “침해디자인으로 인해서 얻은 이익(the profits attributable to the infringing design)”이 적정한 배상액이라고 하는 해석론을 주장하면서 미국연방대법원에 상고한 것이다. 따라서, 침해제품으로 인한 이익을 손해액으로 본다고 하는 특허법규정을 해석함에 있어서, 휴대폰 전체를 침해제품으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침해디자인이 적용된 휴대폰케이스와 화면 등의 침해부품만을 침해제품으로 봐야 하는지 문제되었다. 연방특허항소법원은 휴대폰과 그 케이스 또는 화면을 분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휴대폰 전체가 침해제품에 해당된다고 해석했지만, 연방대법원은 해석론을 달리한 것이다.
소토마이어 대법관 (Justice Sonia Sotomayor)을 비롯한 8명의 대법관 (대법관 1명 공석)들은 만장일치로 연방특허항소법원의 해석론을 기각했지만, 디자인특허제도의 정책적 목표 등에 관한 상세한 검토없이, 특허법상 “침해제품”을 “소비자에게 판매된 최종제품” 즉 휴대폰이라고 한정해서 해석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론이라고 판시했다. 상고인 삼성은 최종제품으로부터 얻은 이익액 모두를 손해액을 산정하는 과도한 손해배상해석론은 혁신과 경쟁을 위축시키고 소위 특허괴물에 의한 지재권 남용을 부추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혁신과 경쟁을 촉진시킨다고 하는 법정책적 목표에 공감을 표하면서, Alphabet (구글 그룹이 속한 지주회사)와 Facebook 등 다수의 첨단기업들은 침해제품으로부터 얻은 이익 전체를 손해액으로 보는 과도한 손해배상해석론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다른 한편, 피상고인 애플은 Calvin Klein 등의 유명 디자이너들의 의견을 통해서 연방특허항소법원의 판결을 파기하게 되면 지재권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로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대법원의 판결이유에 의하면, 침해제품(article of manufacture)의 어휘사전상 의미는 “인간이나 기계에 의해서 만들어진 물건”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그러한 어휘사전상의 의미에 따르면, 특허법상 침해제품이라고 함은 “소비자에게 판매된 제품”일 수도 있고, 어떠한 경우에는 “그러한 제품의 부품”일 수도 있는 것이다. 특정 부품이 최종제품의 일부로 편입되어 제작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그 부품이 특허법상 “침해제품”의 범주 밖에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침해제품의 의미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을 확인해준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구체적인 해석방법이나 기준을 제시해주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는 커다란 한계와 아쉬움을 남겨주고 있다. 다시 말해서, 연방대법원 판결에 의하면, 침해제품의 범주 내에 휴대폰과 같은 최종제품이 포함되어서는 않된다는 것도 아니고, 침해제품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휴대폰 케이스인지 아니면 휴대폰 화면인지 아니면 그 두 가지 모두인지에 대해서도 아무런 해석기준을 찾아볼 수 없다. 오직 연방대법원은 디자인특허의 보호대상에 관한 특허법규정 (35 U.S.C. §171)의 해석에 있어서 특허청과 법원 모두 특허법상 “제품”의 의미가 “복합제품의 부품(a component of a multi-component product)”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해 왔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연방대법원은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최종제품 전체만이 침해제품으로 해석하는 연방특허항소법원의 해석론이 지나치게 협소한 해석론이라고 지적하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한 것이다.
이제 연방특허항소법원의 숙제만 남게 되었다. 즉, 사건을 되돌려 받게 된 연방특허항소법원은 어떠한 경우에 최종제품의 부품들이 특허법상 침해제품에 해당되는지에 관한 해석기준을 개발해야 한다. 만일 연방특허항소법원이 일정한 해석기준을 제시하면서, 그러한 판단기준에 의하더라도 휴대폰 자체가 침해제품에 해당된다고 판단한다면, 그 결과는 연방대법원에 상고하기 이전 단계에서의 결과와 다를 바 없게 된다. 연방대법원에 의하면, 상고인과 피상고인 모두 구체적인 해석기준에 관한 의견을 충분히 제출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되었고, 적절한 해석기준은 연방특허항소법원이 찾아서 해결해야 된다는 것이다. 만일 최종제품의 부분 디자인 내지 일정 부품이 손해액산정의 대상인 침해제품이 된다면, 기술특허침해시 활용되어 온 침해기여율(apportionment of damages)의 법리가 디자인특허침해시 손해액 산정에 있어서도 활용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로 될 것이다. 그러나 기여율의 법리를 활용하는 것은 침해제품으로부터 얻은 이익 총액을 손해액으로 본다고 규정한 연방특허법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하는 불편한 진실에 직면하게 된다.
법률문제는 연방특허항소법원이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만, 구체적인 배상액의 산정은 그 권한범위를 벗어난 것이기 때문에, 연방특허항소법원이 침해제품의 해석기준과 기여율 판단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서 손해액 산정을 달리해야 한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연방특허항소법원은 애플 삼성 사건을 다시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방법원으로 되돌려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사실심 법원으로서는 원고와 피고 가운데 누가 침해제품의 적절한 범위 즉 어느 부품을 침해제품으로 볼 것인지 그리고 기여율은 얼마나 될지 등에 관한 입증책임을 부담하는지에 대해서도 심각한 고민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 이러한 고민과 어려움은 입법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더 현명한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서울대 기술과법센터 제공
서울대 기술과법센터 제공